안녕하세요. 프레시줌입니다.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볼만한 영화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오늘 소개하려고 하는 영화는 개봉한 지 벌써 2주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을 거라 짐작은 됩니다만, 그럼에도 꼭 한번 포스팅은 해야겠다 싶어서 가지고 왔습니다. 바로 영화 " 서울의 봄"입니다. 사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성인 기준)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거니와 이미 결말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아픈 역사적 사건과 대면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1979년 12월 12일 그 당시의 저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지만, 지금은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극히 평범한 그러나 나름 도덕적 잣대를 가지고 잘못을 가려낼 수 있는 어른이기에 그 시대의 중년들이 안쓰럽고 안타까운 이유도 영화를 그다지 보고 싶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입니다.
불편해도 꼭 봐야해..
서울의 봄
개봉 : 2023. 11. 23
감독 : 김성수
출연 : 황정민, 정우성, 이상민, 박해준, 김성균, 김의성, 정동환, 안내상, 유성주, 최병모, 박훈 외
영화는 개봉전부터 주연을 맡은 배우들의 홍보 활동과 예고편으로 이미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고 있었고, 주연 배우들의 열연으로 어느 정도의 흥행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었는데, 역시나 개봉 후 관람한 사람들의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면서 흥행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중학교 1학년 아이들과 함께 관람
남편은 아이들과 꼭 함께 봐야할 영화라고 토요일 저녁으로 예매를 해두었더라고요.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이니 가벼운 마음으로 관람을 하기로 했습니다. 영화는 주연배우인 황정민 님의 분장으로 많은 이슈가 되었는데, 분장도 연기도 훌륭했다는 평이 많아서 은근 기대가 되던 차였습니다.
보통 영화를 관람할때 작은 거라도 팝콘이나 음료를 꼭 구입하는 편인데, 이상하게도 이날은 먹고 싶지가 않아서 빈손으로 영화관에 입장했습니다. 고등학생인 딸아이는 서울의 봄을 무척이나 보고 싶어 했기 때문에 기대를 하는 것 같았고, 중학생인 아들은 보다가 잘 것 같다며, 내심 불만을 표출하더라고요. ㅎㅎ 그래 게임이나 하는 네가 뭣이 궁금하겠냐.. ㅎ 투덜대면서도 따라온 아들을 토닥토닥해주었습니다.
영화는 군인들이 주축이 되는 만큼 잘 알아듣지 못하는 군대 용어나 계급 체계 등이 좀 헷갈리기는 했지만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대사들이었고, 짧은 시간을 밀착해서 다룬 만큼 내용은 디테일하고 박진감 넘치게 흘러갔습니다. 아니라는 걸 알지만 왠지 영화 중반부를 지나가면서는 잘하면 승산이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걸 보면 영화는 정말 잘 연출되었다는 생각이 보는 내내 들더라고요. 나중에 집에 와서 찾아보니 실제 인물들과 배역들이 많이 닮았습니다. 아무래도 비슷한 배우들을 캐스팅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성민 배우를 너무 좋아하는데 역시 어울리는 역할을 찰떡 소화하셔서 좋은 연기 보여주시더라고요. ^^
역시나 보다가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던 성시경 님의 말을 너무 공감할 만한 상황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아주 정의로운 사람도 그렇다고 정치에 깊은 관심이 있는 사람도 아니지만, 보통의 시민이 보기에도 이해할 수 없고 불편한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우리의 역사이이고, 이미 지나간 사건들이지만, 반복되면 안 된다는 경각심도 들었고요.
누군가의 잘못된 신념이 얼마나 무서운지 다시금 깨달았고, 그릇된 신념으로 인해 고통받아야만 했던 무고한 사람들의 삶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항상 깨어있어야 하며,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함으로써 맞서 대응할 수 있는 판단력을 길려줘야 한다는 것을...
12세 이상이면 누구나 봐야 하는 영화
영화가 결말을 향해 달려가는 동안 옆자리에 앉아서 보고 있던 딸아이는 끝내 울음을 터트렸고, 영화를 보고 나온 이후에도 분노를 삭이지 못해서 혼자 씩씩거리며, 누군가의 욕을 마구 해댔습니다. 평소에도 여성인권이나 정치기사에 나름의 소신발언을 하던 아이라 이해는 했지만, 이리 심각해질 줄은 미쳐 예상을 못했었던 터라.. 적잖이 당황했네요. ^^;;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당시에 대통령이 있었음에도 왜 막을 수 없었는지, 아이들은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부터 질문들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남편은 12.12 사태를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면서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아이들은 진지하게 들었고, 아들이 가끔 엉뚱한 질문을 해서 분위기가 풀어지긴 했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열띤 토론 분위기가 조성되었습니다.
얼마 전엔가 성시경 님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정우성 배우가 나와서 영화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했었는데요. 그때 정우성 배우가 했던 얘기들를 생각하면서 영화를 단순히 선 과 악으로 구분 지어 보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만, 제가 내린 결론은 잘못됨 과 그렇지 않음 정도는 시사하는 영화라는 것이었습니다. 전두광을 제외한 그 주변 인물들은 사태가 종결될 때까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합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혼자 소신 있는 행동을 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12.12 사태의 결과는 12년이란 또 다른 독재의 시간을 만들어냈고, 민주주의를 이뤄내기 위해 많은 무고한 희생이 뒤 따랐으며, 그들은 오랜 기간 그들만의 영광의 순간을 누렸습니다. 마주하기 불편하고 힘든 역사적 사건이지만, 이런 대중적인 영화로 인해 더 많은 이들이 사건을 제대로 이해해하고 상황을 바라보는 눈이 생긴다는 것에 이 영화는 모든 국민들이 봐야 할 영화라는 생각합니다.
생각 없는 국민, 독재자의 자산 될 수 있다..
라는 SBS 뉴스 출연 하신 정우성 배우의 말씀을 되새기며, 포스팅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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